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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마닐라 총기사건

억울해도 너무 억울하다. 이럴 수가.

 

방송이 되는 내내 정말 보는 제가 억울하고 답답했습니다. 분명 한 사람이 죽었지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 여러가지 심증으로 봤을 때는 분명 타살인 것이 분명한데 타살을 타살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진실찾기를 해야하는 상황.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의 의문점이 모두 풀려서 가족들의 억울함과 자의 한이라도 달랬으면 합니다.

 

사건의 대략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 필리핀 마닐라 어느 호텔에 남자 3명이서 묵었습니다. 전씨, 송씨, 신씨. 하지만 다음날 아침 신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이 됩니다. 전씨와 송씨는 목격자로 증언을 합니다. 신씨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쐈다고 말입니다. 한마디로 같이 있었던 두 사람으로 인해 신씨는 최초 자살쪽으로 무게감이 실리게 됩니다. 신씨는 전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한국에는 자녀 1명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한달에 500만원을 벌어보는 것이 목표였던 신씨. 전씨의 제안에 필리핀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신씨의 일을 도우면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 사업이 잘 되고 자신이 목표했던 월급을 받게 되면 아내와 자녀를 모두 필리핀으로 데려와서 행복하게 또 평범하게 사는 것이 그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사건으로 그의 꿈은 모두 깨지고 그의 가정은 이제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슬픔 속에 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전씨와 송씨의 증언을 들어보면 상황이 다음과 같습니다. 전씨는 여러가지 마닐라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에게서 돈을 빌려서 투자도 하고 했는데, 그 투자금을 신씨가 마닐라 카지노에서 탕진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이 세사람이 호텔에서 함께 밤을 지센 것입니다. 전씨의 말로는 신씨가 카지노 플래티넘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방송에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전씨의 증언은 신씨가 탕진한 돈 때문에 밤새 이야기를 했고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낫을 때는 아침. 그리고 신씨가 이런 상황을 못 견뎌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입니다.

 

 

이른 아침 총소리를 듣고 인근 경찰이 바로 호텔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몇분동안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전씨와 송씨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몇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문이 열리고 경찰이 상황을 봤을 때는 총알 한방이 신씨의 머리를 관통하고는 벽에 반사가 되어 침대에 떨어져있었다고 합니다. 신씨는 고꾸라져 바닥에 넘어진 상태였습니다. 총은 리볼버 총이었습니다. 총의 특성상 누군가가 발사를 했다면 그 총을 잡고 있던 사람의 손에 화약가루가 묻는다고합니다. 신씨가 자살을 했다면 당연히 신씨의 손에서 화약가루가 발견되어야 합니다. 전씨와 송씨가 신씨의 죽음을 보고 얼른 가서 손을 닦아주지 않는 이상은 화약가루가 반드시 존재해야합니다. 하지만 신씨의 손에서는 그런 가루가 발견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였습니다.그렇다면 전씨와 송씨 중에 누군가가 방아쇠를 당겼다면 전씨와 송씨 중에 누군가의 손에는 분명히 화약가루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둘다 손은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총이 발사가 되었지만 그 누구의 손에서도 그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한가지 가능성은 있습니다. 화약가루이기때문에 물로 언제든지 씻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초 총성이 울리고 경찰이 방으로 갔을 때 수분 동안 문이 열리지 않은 것은 사건이 터지고 그것을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입니다. 이때가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는 타이밍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씨의 고꾸라진 자세도 시뮬레이션 결과 자살이라고 하기에는 합당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불편한 자세가 될 수도 없고, 직접 방아쇠를 당겼을 때 나올 수가 없는 자세라고 합니다. 그리고 신씨의 왼손에서 발견된 주사자국. 앰뷸런스에 실려갈 때는 그 어떤 주사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오른쪽에 링겔이 꽂혀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왼손에 난 주사바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전씨의 주변인물을 탐색해서 인터뷰를 한 결과, 전씨는 승승장구하는 마닐라의 사업가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아서 사업을 하기는 했지만 매번 실패를 하고 잘 안되었다고 합니다.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막판까지 온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자신이 경영하는 룸살롱의 필리핀 여자를 동원하여 셋업 즉 사기를 치려고 했다고 합니다. 투자자 중의 한사람을 아파트에 필리핀 여자와 함께 투숙하게 한 다음 성폭행을 한 것처럼 위장해서는 합의금으로 몇억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 투자자가 마닐라 고위층과 잘 아는 덕분에 오히려 전씨를 압박하자 전씨가 뭔가 다른 셋업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추측입니다. 거기에 신씨가 걸려든 것입니다. 신씨가 도박을 하지도 않았는데 도박을 해서 투자금을 모두 탕진했다고 하면 투자자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고 자신은 그 투자자들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테니 말입니다.

 

송씨는 마지막 그것이 알고 싶다 팀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신씨가 방아쇠를 당겨 머리를 쏜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장면을 봤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제 전씨 뿐입니다. 전씨는 현재 마닐라 교도소에 구금이 되어 있고 거기서 재판을 받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송환을 해서 한국에서 조사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지금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을 때, 방아쇠를 당긴 것은 신씨가 분명하다고 재차 인터뷰를 했습니다.

 

방송이 되는 도중 마닐라에서 오랜 기간 살았던 제가 생각해봐도 이건 셋업이 99.9% 맞습니다. 마닐라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고 활동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어떻게든 한국인 상대로 돈을 뜯어내려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적도 많습니다. 신씨의 경우 그의 죽음도 억울하지만 그것보다 신씨가 믿고 따랐던 사람으로부터 철저하게 마지막 배신을 당하고 이용당했다는 것이 더 억울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단지 아내와 자식과 부족하지 않게 살고 싶었던 그의 소망. 마닐라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저도 잘 알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더 억울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빠른 시일내에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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