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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늘 빠지지 않고 보는 시청자입니다. 이번 주에는 제목 자체가 이미 주지스님의 이중생활이었습니다. 방영 내내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는 객관성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제목 자체에서 이미 누가 잘잘못을 했는지 대충 유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방영된 주지스님의 이중생활을 보면서 참담함과 더불어 이 사회가 가진 민낯을 본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 고발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방영을 하다면 1년에 50여회 정도 방영을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결방을 제외하고서는 1992년 3월부터 현재까지 25년동안 이어오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말은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내용이 없어서 결방을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 불합리함, 억울함 등이 너무도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안타깝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회가 억울한 사람없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돕는 착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이상이라고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꿈을 가장 현실로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바로 제작진들일 것입니다. 제발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10월 14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원인 모를 병에 걸린 소녀가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도 정확한 병명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몸 어느 곳이 아프고 불편합니다. 그런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이야 오죽했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저같아도 제 자식이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낫게 해주고 싶어할 것입니다. 100% 완치가 안 된다면 조금이라도 그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것이 부모의 심정입니다.

 

 

병원에 가도 병명을 잘 모르니 답답한 마음에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의지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사찰을 가게 되고 거기서 한 주지스님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주지스님의 제안이 있습니다. 아예 절에서 살면서 이 병을 치유하는 것이 어떻냐는 것입니다. 달리 방도가 없었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신성하고 깨끗한 곳이 되어야할 절에서 그녀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을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 아버지가 바로 신도가 아니고 그 절의 주지스님이었던 것입니다. 주지스님과 소녀의 나이차이는 엄청납니다. 거의 아버지와 딸뻘입니다.

 

그 소녀의 증언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자기를 불러서 식당으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주지스님이 따로 불러서 같이 밥을 먹자는데 거절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고기도 먹고 술도 마셨다고 합니다. 그날밤부터 무례한 신체접촉과 더불어 성폭행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임신까지 하게 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사이에 결국 출산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주지스님의 아이를 현재까지 기르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안 어머니가 사찰로 팩스를 보내면서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주지스님의 주장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 주지스님은 스스로 스님의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자발적 제적이라고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 그런 자발적 제적이 있는 지도 몰랐습니다. 한번 출가하고 스님이 되면 평생 그렇게 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불교도 결국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고 모든 사람들이 깨끗한 성직자로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불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성욕, 물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교단 내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타락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어쨌든, 자발적 제적을 하고나서는 이제 다른 곳에서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알 팀이 찾아가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아이 엄마가 처음부터 전혀 반항도 없었고 오히려 자신과 그런 행위를 좋아했다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의 증언을 전문가들이 분석을 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여자의 증언이 더 신빙성있다고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두 사람의 문제 혹은 주지스님의 개인적인 타락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그알팀이 취재 도중 더 깊숙하게 개입된 여러가지 외부 정황들을 찾게 됩니다. 바로 피해여성의 어머니가 팩스를 교단으로 보냈을 때 즉각 조사에 착수하지 않고 자발적 제적이 될 때까지 한달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것이 정당한 기간이었는지 아니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교단의 움직임이었는지에 대한 사항이었습니다. 교단측에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리려고 했으나 자발적 제적을 함으로서 더이상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식으로 그알팀에 답변을 보냈습니다. 과연 한달이라는 시간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교단과 주지스님과의 모종의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당사자들만이 알 것입니다.

 

현재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H스님이 아이 엄마를 고발한 상태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혼 관계에서 아내를 고발한 것입니다. 사실혼 파기로 인한 위자료 소송입니다. 쉽게 말해서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아이까지 낳고 기르는 사실혼 상태인데, 성폭행같은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판결이 날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지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종교가 없는 보통 사람들도 타인에 대해서 친절하고 배려하고 또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하는 세상입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더 깨끗하고 투명해야하는 종교단체에서 이런 일들이 불거져 나온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종교단체도 결국 사람이 있는 단체입니다. 아무리 신성하려고 해도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성욕, 물욕, 식욕 등등. 이런 한 욕구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결국 타락하게 되고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포함된 단체까지 도매급으로 팔려가게 되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타락한 성직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많은 수가 절대 아닙니다. 수십만, 수백만 명 중에 한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시내를 흐리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믿고 있는 신을 위해서라도 그러면 안되는 것입니다. 최소한 성직자라면 자신이 타락할지언정 남의 인생을 망치면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큰 죄악이고 가장 큰 심판일 것입니다. 타락하고 싶다면 스스로 타락하십시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더이상 남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정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를 제대로 믿는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반문을 하게 됩니다. 단지 그 종교를 어쩔 수 없는 생계 수단으로, 목에 풀칠을 하기 위한 도구로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단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종교는 각자의 신념대로 편안히 쉴 수 있는 안식처여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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